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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말이야" 철저한 개인 이기주의로 가득한 MZ세대 경고

by 이.스토리 2023. 2. 14.

집 앞에 커피점이 하나 생겼습니다. 상호가 참 웃깁니다. "L is H" 응? 뭐지? Life is Heart? 이런 건가? 생각하다가 어느 날 그 앞을 걸어서 지날 일이 생겼습니다. "Latte is Horse"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빵 터졌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아마도 '아재 개그에 능숙한 주인이신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철저한 개인 이기주의로 가득한 MZ세대 경고

각설하고, 직원이 사직을 선택하였습니다. 20대 초반의 청년이었습니다. 회사와 고용 계약이 된 후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 단 한 주도 마음 편할 날은 없었습니다. 서로가 그랬겠지요.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일이 어려울까요? 근무 시간 중에는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인가요? 경영자 입장에서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기간이었습니다.

저는 교사로 근무하기 전 개인 사업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직원은 8명 정도이었는데, 그 당시와 비교할 때 너무나 다른 경험이어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날마다 했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MZ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현실을 겪고 나니 '아! 이것이 MZ세대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살짝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회사의 출근 시간은 9시였습니다. 직원이 차량이 없는 관계로 9시 정각을 맞추는 것은 어려울 수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출근 시간이 9시라면 대충 10분 전 정도에 도착하더라도 크게 불만 없는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아마 대부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출근하는데 회사 앞에 직원이 있었습니다. 시간은 8시 40분 정도. "추운데 왜 안 들어가고 계세요?"라고 물었더니, 직원의 대답은 "아직 9시 전인데 제가 회사에 들어가야 하나요?"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답변이라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직원의 편의를 생각해서 출근을 자유롭게 하시하고 했습니다. 혹시 버스가 밀리거나 해당 버스를 놓쳤을 때 급하게 택시를 타고 오지 말고 다음 버스를 이용하고, 늦게 온 만큼 근무 시간을 연장해서 하고 가면 편하실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의 출근 시간은 자유로움이 도를 넘었습니다. 늦잠 잤다고 하면서 10시에 출근하는 날도 생기기도 했습니다. 제 불찰이었습니다. 

모든 MZ세대가 동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풍조를 만들어낸다면 후일 모든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가까운 지인들과 커피 한 잔 나눌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대학교수님이었는데, 요즘 학생들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시네요. 어떤 강의는 같은 과 학생이지만 학년이 섞여서 듣는 수업이 있는데, 후배가 선배에게 "누구누구 학우님" 이렇게 부르더라는 겁니다. 저희 때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누구 형"이라고 불렀고, 그 호칭이 불편하면 그냥 "선배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잘 모르면 그냥 "누구누구 학우님"이라고 부른다는 겁니다. 이름을 부를 정도면 적어도 잘 모르는 사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저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이한 현상입니다. 듣는 사람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모를까? 저와 같은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호칭이 들리는 것 자체가 아주 불편합니다.

더한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팀 프로젝트를 과제로 내면, 교수 연구실로 찾아와서 "저는 팀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개인적으로 점수를 따로 주세요." 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입니다. 과제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팀 과제라는 것 자체가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할 때 서로 협력해서 일을 해결해 내는 연습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일을 잘 해낼 수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함께, 더불어 일을 성취해 내는 것이 조직 사회에서는 중요하거든요. 

저는 편입학 입학 사정 면접 심사관으로 학생을 면접할 때 학생의 합격 여부에 대한 점수를 적어낼 때 면접에 임한 해당 학생이 학교생활 중 얼마나 다른 학우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합니다. 수학능력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업능력의 차이는 어쩌면 대인관계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제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개인주의가 편해 보이고, 나만 잘 난 것 같고, 나 혼자서 한 사람 밥벌이는 할 수 있을 듯하지만, 우리는 무인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라는 사람들이 어울려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MZ세대 문화의 흐름이 공동체를 중요시하고 더불어 개성도 키워나가는 멋진 문화로 변모되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여러분도 알고 계실 것 같은 유명한 일화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앤드류 카네기가 은퇴를 앞두고 자신의 후임자를 발표할 때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고, 회사 일용직 청소부로 근무를 시작한 찰스 쉬브를 지목했습니다. 아무도 그가 후계자가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곧이어 카네기는 자신의 비서를 후계자로 지명한 이유를 발표했습니다.

앤드류 카네기의 후계자 찰스 쉬브 (Charles Schwab)
앤드류 카네기의 후계자 찰스 쉬브 (Charles Schwab)

“그는 청소부였을 때 내가 유일하게 이름을 알고 있는 청소부였네. 정원을 청소하라고 하면 항상 그 주변까지 자발적으로 즐겁게 웃으며 청소하곤 했지. 비서 일을 할 때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공부하며 기록하더군. 업무 시간이 끝났어도 내가 퇴근을 하기 전에는 당연하듯 주인처럼 항상 자리를 지켰지. 이런 사람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으면 어떤 사람에게 물려주겠는가. 좋은 대학을 나온 유능한 사람은 매년 수만 명씩 나오지만, 이런 성실성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법이거든.”


MZ세대라 일컫는 20대, 30대! 지극히 작은 일에도 충성스러운 사람들로 가득하기를 기대합니다. 적어도 우리나라만큼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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